대학교 1학년때부터 친해진 친구녀석과 함께 주말을 이용해 자신이 2년여동안 근무했다는 무의도를 찾기로 했습니다. 저는 마포, 친구는 수원에 살기에 가는길의 중간지점 쯤 되는 구로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저는 무의도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막연하게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인천국제공항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친구와 만난 저는 구로에서 동인천행 급행열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꽤나 먼 거리인 것 같았지만 둘이서 이야기를 하다보니 금새 동인천역에 도착했습니다.

 

지하철을 내려서 두리번 거리다가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을왕해수욕장까지 가는 306번 버스 정류장을 찾아서 타게 되었습니다.

친구와 처음 만난 시간이 2시30분이 넘었었는데, 버스를 탔을 때가 이미 4시가 다 되어 버린거 같더군요.

 

인천국제공항을 지나서 을왕해수욕장으로 가는 길 중간에 무의도-실미도로 가는 길에 있는 정류장에 내렸습니다. 내리면서 꼭 확인해야 할 것은 막차시간 10시 30분쯤에 종점에서 막차가 출발하니 밤 10시 50분쯤이면 탈 수 있을 것이라고 기사님이 알려주셨습니다.

 

버스에서 내리니 하늘에서 빗방울이 하나 둘씩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남자 둘이서 처량하게 카메라 하나씩 손에 들고 해변가를 걷기 시작했습니다.

 

날씨가 궂어서인지 아직 휴가철이 안되서 인지 주위는 한산해보입니다.

 

오늘 둘러볼 곳의 지도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위의 지도를 보면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의 서남쪽에 위치해 있는 제일 큰 섬이 무의도입니다. 붉은 색 테두리로 표시된 부분을 확대해보겠습니다.

 

 

 

영화/소설 '실미도'의 배경이기도한 실미도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오늘은 친구의 군 복무지쪽을 둘러보는 것이기 때문에 실미도와는 반대쪽에 위치한 소무의도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조금 걷다보니 왕복 2차선에 인도가 따로 없는 좁은 해안도로가 나타납니다. 이 도로가 바로 오늘 방문 코스의 입구라고 할 수 있는 잠진도라고 하는 섬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꽃보다 남자의 금잔디의 일부 촬영장소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차를 타고 편하게 왔다갔다 하지만 처량한 남자 2명은 걸어서 잠진도로 향합니다.

 

 


지금은 썰물때라서 그런지 바닥이 다 드러나 있습니다. 날씨가 점점 더 나빠지는 것 같습니다. 여행을 하기엔 정말 좋지 않은 날씨라고 군시렁 거리면서 잠진도로 향했습니다.


잠진도에 도착하니 무의도로 향하는 배를 탈 수 있는 선착장이 위치해 있습니다. 1인당 3,000원에 배를 탈 수 있었습니다.

 

 


잠진도로 오는 그 좁은 길에 차가 많이 오가더니만 배에 한가득 차량들이 실려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섬까지 차를 몰고갈 수 있어서 그런지 연인, 친구, 가족들끼리 차를 가지고 많이 놀러오는 것 같았습니다.

 

 

 

위 지도에서도 알 수 있는 것 처럼 잠진도에서 무의도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아직 출발도 하기 전인데 목적지가 보입니다.

 

 

 

어찌보면 좀 이상하겠지만 비도 간간이 맞으면서 도시생활의 찌들린 정신을 해소합니다.

천천히 라는 표지가 인생을 천천히 살라하는거 같네요.

 

 

 

드디어 무의도에 도착! 무의도에서 나가는 마지막 배가 8시 조금 넘으면 끊어진다고 하니 그 전까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해야합니다.


좁은 섬이지만 나름 관광객들이 찾는 모양인지 섬전체를 돌아다니는 마을버스가 운행중입니다.


총 3대가 운행하고 있었는데 버스형 2대, 봉고형 1대에 차비는 현금 1,000원이었습니다.


친구와 저는 버스를 탔는데 갑자기 중간에 아저씨가 내려서 봉고형을 타라고 하더니만, 버스는 하나개해수욕장방향으로, 우리가 탄 봉고형은 소무의도로 갈 수 있는 광명선착장쪽으로 향했습니다.


우리가 탄 봉고에는 소무의도에서 읍내(?)로 장을 보러 나온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무의도의 끝에 다다르러서야 친구가 근무했다는 곳을 먼 발치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해군으로 복무한 친구의 근무지는 바로 이곳.. 해상 초소.


저도 나름 강원도 산골에서 근무했지만 여기는 참 오지중의 오지인듯 싶습니다.

 

 

 

소무의도가 건너편에 보이고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있습니다. 혼자 회상에 젖어 있는 제 친구 녀석도 보입니다.


이제 슬슬 밖으로 나가서 조개구이에 술이나 한잔 하자고 밖으로 나오는 길에 갑자기 배가 고파서 바지락 칼국수나 한그릇 먹고 가자고 졸랐습니다.

 

 

 

2인분을 시켰는데 6,000원짜리 칼국수에 아직도 시골인심이 남아 있는 듯 엄청난 양의 칼국수가 나왔습니다.


바지락의 향이 국물에 잘 우러나서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이제 섬 밖으로 나갈 시간...

 

 

 

버스를 기다립니다. 이 와중에도 비가 내렸다가 그쳤다가 하늘이 아주 맘대로입니다. 저 멀리 조그마한 검은색이 친구가 근무했다는 초소입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지 섬 곳곳에는 멋드러진 형태의 팬션들이 위치해 있습니다. "민박"이라고 써진 글씨와 뒤의 팬션들이 상당히 대조를 이룹니다.

 

 

 

다시 마을 버스를 타고 무의도 선착장까지 나왔습니다. 7시가 다되어 가는 시간이라 당일치기로 놀러왔던 사람들도 섬을 떠나는 것 같습니다.

 

 

 

올때 탔던 배는 무룡 5호였는데, 갈때는 무룡 1호를 타게 되었네요. 서로 다른 배를 골고루 다 타보게 되었습니다.


군 복무후에 1학년때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던 친구가 예전 부터 꼭 한번 여자친구와 함께 와보고 싶었다고 한 곳인데, 결국엔 그 꿈을 못이루고 저랑 같이 위로여행(?)겸 해서 이 곳까지 갔다 왔습니다.


도시의 번잡함을 벗어나서 수도권이라면 당일치기로 한번 놀러와볼만한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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